band : nemonan

음악적 주목을 받던 한 밴드의 공연 5분 전.
전보가 하나 도착했다.
전보의 내용은 공연 중 특정코드를 연주하면
구성원 모두를 그 자리에서 죽이겠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같으면 장난 전보려니 하고 넘겼겠지만,
며칠 전 다른 밴드가 같은 내용의 전보를 받고 죽었던 사건이 있었기에,
그들은 긴장했다.

결국, 밴드는 공연하기로 하였고, 연주하려던 곡이 아닌.
특정코드를 빼고 하는 잼에 가까운 공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공연의 중반으로 치달을 때 그들은 묘한 희열감을 느꼈다.
죽음의 긴장 감속에서 한가지 코드를 빼고 음악을 진행한다는 것이
또 다른 창작욕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부재가 새로움을 진행하는 원동력이 될 줄은 밴드는 꿈에도 몰랐다.
구성원들은 점점 더 음악 속에 빠져들었고,
코드를 뺀 채 예정시간보다 30분 이상 더 공연을 지속했다.
살인의 긴장 감속에. 밴드는 자신을 겨누고 있는 살인자가 꼭 지휘자처럼 느껴졌다.

사실 노래는 형편이 없었고, 잼은 들어주기 민망했다.
하지만 평단은 주목했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것은 밴드가 전부터 음악적 주목을 받는 밴드였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기 때문이다.